476년, 서로마제국이 게르만족 용병대장 오도아케르에게 무너졌어요. 이날을 고대 세계의 끝으로 보는 역사가들이 많아요. 그런데 같은 날 동쪽의 로마제국은 멀쩡했어요. 수도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 이 동로마, 즉 비잔틴제국은 1453년까지 무려 1,000년을 더 이어갔어요.
로마가 둘로 나뉜 이유
395년,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죽으면서 로마제국을 두 아들에게 나눠줬어요. 서쪽은 호노리우스에게, 동쪽은 아르카디우스에게 갔어요. 처음에는 하나의 제국을 임시로 나눈 것이었어요. 그런데 서쪽은 게르만족의 침략으로 약해지고, 동쪽은 살아남으면서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어요.
동로마가 서로마보다 오래 산 이유가 있어요. 콘스탄티노플은 지형이 방어에 유리했어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에 위치해 육지 쪽만 막으면 됐어요. 경제적으로도 동로마가 더 풍요로웠어요. 이집트의 곡물, 소아시아의 상업이 동로마의 기반이었어요.
유스티니아누스 대제 – 제국의 절정
527년 즉위한 유스티니아누스 1세는 비잔틴 역사의 절정이에요. 그는 로마 영토를 되찾겠다는 꿈을 품었어요.
장군 벨리사리우스를 앞세워 북아프리카(반달 왕국), 이탈리아(동고트 왕국)를 되찾았어요. 지중해를 다시 “로마의 호수”로 만들었어요.
법률도 정비했어요. 「유스티니아누스 법전」은 로마법을 체계화한 문서로, 오늘날 유럽 대륙 법체계의 원형이에요. 하기아 소피아 대성당도 그가 지었어요. 돔 건축의 걸작으로 지금도 이스탄불에 남아 있어요.
이슬람의 등장과 위기
7세기 아랍 반도에서 이슬람이 급속히 팽창했어요. 이집트·시리아·팔레스타인이 이슬람 세력에 넘어갔어요. 이 지역들은 비잔틴 제국의 경제적 핵심이었어요.
그 뒤로 비잔틴은 수세에 몰렸어요. 이슬람 세력이 두 차례 콘스탄티노플을 포위했지만(670년대, 717-718년) 막아냈어요. “그리스의 불”이라는 소이성 화기가 방어의 핵심이었어요. 정확한 성분은 오늘날도 모르지만, 물로도 꺼지지 않는 불이었다고 해요.
문화와 종교 – 동유럽에 남긴 유산
비잔틴제국의 가장 큰 유산은 그리스 정교회 문화예요. 선교사 키릴로스와 메토디오스가 9세기에 슬라브족을 위한 문자(키릴 문자)를 만들고 기독교를 전파했어요. 러시아·불가리아·세르비아가 비잔틴 문화권에 들어왔어요.
988년 키이우(현 우크라이나)의 공 블라디미르가 정교회를 받아들였어요. 러시아가 비잔틴 문화의 후계자를 자처하게 되는 역사의 시작이에요.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
15세기에 비잔틴제국은 도시 하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어요. 오스만제국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어요.
1453년 5월, 21세 청년 술탄 메흐메트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포위했어요. 거대한 청동 대포로 성벽을 무너뜨렸어요.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노스 11세는 도망치지 않고 성벽에서 싸우다 전사했어요.
그날로 1,000년의 비잔틴제국이 끝났어요. 하기아 소피아는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어요.
비잔틴제국의 멸망으로 많은 그리스 학자들이 이탈리아로 피신했어요. 이들이 가져간 그리스 고전 문헌들이 르네상스에 불을 지폈어요. 제국은 사라졌지만 그 유산은 다른 방식으로 이어졌어요.